'단순한 유기체들, 특히 식물처럼 우리와 전혀 다른 생명체를 단순히 쳐다보는 것(look at)과 지켜보는 것(see)이 어떻게 다른지는 생각처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누구나 식물을 바라보거나, 식물 종들이 이루는 구체적인 분류 체계를 그리거나, 식물이 성장하고 발달하는 생리학적 기제를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식물이 어떤 일을 하는지 지켜보고 이해하는 건 훨씬 섬세한 작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식물에 관한 관점의 변화는 앞 장에서 살펴본 모든 이유로 인해 우리 대부분에게 저절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또한 우리가 무언가를 지켜보는 데 성공하더라도 훨씬 복잡한 무언가의 겉모습을 볼 뿐이다. 식물의 생애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려고 해도, 다시 말해 식물지능에 대해 알고 싶어도 직접적인 관찰로는 불가능하다. 식물이 씨앗에서 어떻게 자라고 발달하는지 관찰하면서 성장과 발달을 이끈 지능의 본질을 유추할 뿐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상상에 기댄 이야기 짓기로 치부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ㅋ) 2학기 시작전에 우연히 읽었던 책. 너무 재밌게 읽었었다. 최근 독서동아리 멤버들에게도 영업해서 올려봄.
우리는 보통 영장류처럼 뇌가 있어야만 생각할 수 있다고 믿지만
이 책의 저자인 파코 칼보는 생각은 뇌의 전유물이 아니며, 식물의 몸 전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신선한 주제를 던진다.
식물은 몸 전체로 사고한다는 신선한 주제로 읽다 보면 ‘식물지능’이라는 개념이 처음엔 생소하다가도 어느 순간 설득당하게 된다.
저자는 신경계가 없는 식물에게 ‘식물 지능’이라는 과감한 표현을 붙였다는 이유로 동료 과학자나 과학계에서 꽤나 눈총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런 개념이 너무 흥미로웠다. 우리가 보통 상상하는 외계 생명체의 이미지는 결국 지구안에 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개인적으로는 읽으면서 올해 6월경에 보게 된 전시가 생각났음. 취리히 자연사박물관에서 진행했던 pflanzen speeches mit! (식물이 말하다)
‘식물은 말을 하지 않는다’는 통념을 넘어 식물들이 주변 환경 및 다른 생명과 어떻게 정보와 신호를 주고받는지를 보여주는 전시였는데
책의 내용이랑 묘하게 겹치면서 더 몰입해서 읽게 됐던 것 같다.
박물관에서 진행된 전시답게 어린이 친화적인 구성이었는데 그 점이 좀 부럽기도 했다.
어릴 때 이런 전시를 먼저 봤더라면 식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 자체가 아예 달라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음..
(실제로 스위스에선 '식물의 존엄성'이라는 개념을 2008년에 세계 최초로 헌법에 명시되었다고 함)